[합격수기] 2015년도 합격자 / 정서일_Painting 전공

byartdeli

20143, 제대를 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체육교육과를 다니던 아들이 갑자기 제대하고 나서 미국 미대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말을 듣고 부모님은 적잖게 당황하셨지만, 그런 부모님을 정말 어렵사리 설득시키고 김해에서 먼 길을 떠나 상경하게 된 것이다.

미술을 전공했던 것도 아니고, 시간도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혼자 포트폴리오를 다 준비해서 유학에 도전하는 건 현실적으로 봤을 때 무리가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미술 유학 학원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이나 전화만으로 학원을 판단하기에는 느낌이 안 온다 싶어서 직접 학원들을 찾아다녔다. 말로만 듣던 압구정도 그때 처음 가봤고 징그러울 정도로 사람 많은 강남도 찾았다. 물론 무한도전에서 맨날 나오는 홍대도 갔다. 자고로 촌놈은 서울 가서 코 베이기 십상이라는 부모님 말씀을 깊이 새겨듣고 내 나름대로의 기준을 두고 학원들을 유심히 살폈다. 학원에서 받는 상담은 둘째 치고(어느 학원선생님이라도 자기 학원이 최고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학원에 전시되어 있는 학생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작품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게 내가 내린 기준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몇 군데를 돌아다녀보니 학원들마다 작품 성향이 천차만별이었다. 더군다나 유학 미술 입시는 한국 입시처럼 정해진 틀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학원의 개성도 다양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미술을 전공한 적은 없었지만, 적어도 작품을 보는 안목은 있다고 스스로 믿었기 때문에 내가 봤을 때 가장 완성도 있고 다채로운 매체를 활용한 학원이 어딘가를 찾았다. 그렇게 해서 결정한 학원이 <아트델리>였다. 우선 작품 하나하나가 상당한 완성도를 보였고, 무엇보다도 여러 가지 매체를 활용한 작품들이 많았다. 페인팅부터 시작해서 북아트, 고무판화, 드라이포인트, 꼴라그래피, 철사작업, 세라믹작업, 입체작업, 각종 패션 작업 등 후에 내가 포트폴리오를 완성했을 때 굉장히 다양하고 재밌는 작품들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학원을 다니면서 나의 입시 라이프는 시작됐다. 특이하게도, 아트델리는 매달마다 하나의 특정한 매체 혹은 표현기법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모든 학생들이 이에 맞춰 자기 나름대로의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러한 수업 방식은 외국 미대들의 수업 방식과 유사하다. 특정한 매체나 기법을 정해놓고 모든 학생들이 이를 소화해서 작품을 내놓는 방식은 얼핏 생각하면 상당히 획일적일 수 있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였다. 학생들마다 같은 매체로 얼마나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가에 매번 감탄했던 기억이 지금도 난다. 과장을 조금 하자면, 반은 선생님한테 배우고, 반은 주변 학생들에게 배운다고 느낄 만큼 이 수업 방식은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더군다나 매달 말에 전 학생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크리틱(비평회)은 이러한 효과를 배가시켰다.

이런 식으로 약 9~10개월을 꾸준히 노력한 결과(정말 꾸준하게 노력했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원생들이 원하는 목표를 이뤘고 또, 그 결과에 만족해한다. 물론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는 말을 꼭 덧붙이고 싶다. 수업의 질도 중요하지만, 영화배우 황정민의 말처럼 밥상을 차려놔도 숟가락 안 들면 그만이니까. 나를 포함해서 많은 학생들이 열심히 숟가락을 들었고, 때론 지치고 힘들어도 서로 다독이면서 마지막 한 술까지 떠먹었다. 그래서 당당히 얻어낸 결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합격 수기라고 해서 꼭 이렇게 해야 합격에 성공하고 장학금도 탈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게 말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잘 차려진 밥상에 열심히 수저를 든 한 학생의 경험담이 다른 학생 혹은 미래의 후배들에게도 작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서일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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